박 해정
하루를 달려 머무는 그곳엔 아늑한 휴식이 있소.
혼란한 한때가 끝난 그곳엔 긴 고요함이 있소.
그리고 여기 자기자신을 찾아 든 내가 있소.
한숨이 피어 날 땐 녹아 스미는 무한한 공간이 있소.
고독감이 젖어들 땐 나를 찾아온 별 친구가 있소.
또 공허한 추억의 향수 끝엔 희열의 희망이 있소.
그래서 나는 고달프지 않소.
아무것도 없는 듯 침묵한 어둠의 밤은
껍질만 남은 나의 몸과 마음을
다시금 꽉 채워줄 수많은 무엇들로 차 있다오.
87. 10. 17